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이삭 목사는 성경 배달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트럭 운전사에게 연락을 했다.
“목사님이
일러 준 장소로 배달을 갔는데, 거기에 막 도착하자마자 소낙비가 억수같이 퍼부었어요. 그래서 비를 맞으며 가방을 내려주고 돌아서 나오는데 비가 딱 그치더라구요.”
운전사는 그날 공항에서 실어간 가방을 배달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목적지 어귀에 도착했을 무렵, 조금 전까지만 해도 파랬던 하늘이
흐려져서 장대비가 쏟아졌다. 갑작스런 비 소식에 바깥에 나와 앉아 있던 동네 사람들은 뿔뿔이 집으로
흩어졌다. 운전사는 재빨리 성경이 든 가방 37개를 내렸다. 인계받은 사람 역시 후다닥 건물 안으로 가방을 옮겼다. 불과 몇
분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
속전속결로 배달을 끝내고 조금 전에 지나친 목적지 어귀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아갈 무렵,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그는 40개 가방에 담긴 성경을 37개 가방에 모아 넣고는 최종 목적지로 향했다. 남은 3개의 반 가방에는, 조만간 북한에 보내려고 생각했던 구제 물품들 즉, 치약이며 비누와 양말, 잠옷 등을 대신 채웠다. 결국 운전사의 집을 급습한 공안은 그 3개 가방에 담긴 물건 외에
다른 것을 보지 못했다.
“목사님,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죠? 하나님이 보호하신 거 맞죠? 정말 하나님은
살아 계신가 봐요.” 불신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믿음의 고백은 이삭 목사의 가슴을 뛰게 했다.